대한민국의 1세대 천문학자이자, 아폴로 박사라는 닉네임으로도 유명한 조경철의 생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조경철 천문학자는 고성(孤星)이라는 호를 사용하였는데, 뜻은 혼자서 별을 개척한다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조경철은 대학교수, 수필가, 화가, 정치가, 평론가 등 천문학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였습니다.
다재다능했던 조경철의 어린 시절
1929년 4월 4일 평안북도 선천에서 태어났습니다. 부친은 목재상이자 당시 건설업을 하던 사업가였고, 한국 전쟁 당시 월남하여 1968년 별세하였습니다. 어릴 때부터 집안이 워낙 부유했기 때문에, 조경철은 유치원에 다녔다고 합니다. 또한 어느 날은 아버지가 미국에서 만든 뷰익 자동차를 구매해 끌고 왔던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조경철은 학업은 물론 예체능에도 재능이 있었습니다. 지금의 초등학교라고 볼 수 있는 보통학교 5학년 당시, 일본을 포함한 전국적인 미술대회에서 최우수상을 탔을뿐더러 빙상 대표 선수로 선발돼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평양고등보통학교를 졸업 후 1947년 그는 김일성종합대학 광산공학과에 1회 입학생으로 진학하였습니다. 하지만 대학 재학 중에 김일성 암살을 모의했다는 사건에 연루되어 김일성의 독재화 반대에 성명서를 쓰는 와중에 당국에 잡혀서 구치소 생활 또한 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천문학과의 인연 시작
군 제대 후 정부 장학금을 받아 미국 유학을 하였고, 터스쿨럼대학교에서 정치학과를 졸업한 후, 미시간대학교에서 잠시 체류한 후 펜실베이니아대학교로 편입하여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습니다. 천문학 석사 및 박사 학위. 학업을 마친 후 미 해군 천문대 천체물리학 연구소, 미국 항공우주국(NASA) 우주과학부 선임연구원, 메릴랜드 대학교 교수, 지오노틱스의 우주과학부장을 재직하는 등 활발히 활동하였습니다.
1968년 귀국해 연세대학교 천문기상학과 교수가 되었고, 1969년 KBS 아폴로 11호 달 착륙 생방송에 패널로 참여해 유명세를 탔습니다. 물론 이는 미국 현지 방송이 아닌, 국내 스튜디오가 미국 방송을 받아 해설을 제공하는 방송이었는데, 1960년대에는 대부분의 중계가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실제로 당시 초대받은 게스트 중 조경철만이 영어를 매우 잘해 생방송 동시통역까지 맡았습니다.
정치가 도전 실패, 천문학 매진 시작
그는 1971년 8세 연하의 배우 전계현과 결혼을 했습니다. 조경철은 1968년 인기 영화 '미워도 다시 한번'을 보고 영화 속 배우 전계현과 사랑에 빠졌다고 합니다. 당시 동아방송의 프로그램 '유쾌한 응접실'에 조경철이 게스트로 출연해 프로그램 PD에게 전계현을 라디오에 게스트로 출연시키자는 제안했고, 두 사람은 이 만남을 계기로 인연이 되어 결혼까지 하게 됩니다. 이후 조경철은 과학기술정보센터 사무총장을 역임했습니다. 1978년에는 연세대 교수직을 사임하고 국회의원에 출마했으나 낙선했습니다. 1979년부터 1992년까지 경희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면서 공과대학 학장과 부총장을 역임하였습니다.
1984년 경희대학교 부총장으로 재직하면서 천문학과 설립에 적극적으로 앞장섰고, 미국의 여러 단체 및 재단으로부터 천문 관측 장비 활용 및 자료수집에 관한 협력을 논의하겠다는 약속을 얻어냈습니다. 이러한 부단한 노력 끝에 이듬해인 1985년 2월 우주과학과가 개설되었고, 그는 초대 학과장을 역임했습니다.
대중매체에서의 조경철
1990년대부터 TV 예능 프로그램과 광고에 활발히 출연하며 '유쾌한 교수'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일례로 1992년 이경규의 몰래카메라에 출연하여 가짜 UFO와 외계인에 속는 장면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경규가 착용한 유치한 모양의 외계인 마스크와 의상, UFO는 명백한 가짜로 보였기 때문에 실제로 조경철이 속았다기보다는 이를 알고 적절하게 반응을 보인 것으로 추측되지만, 이경규는 당시 조경철 박사가 확신을 갖고 있었다고 회상했습니다.
조경철 천문학자는 '아기 박사'라는 별명을 가졌을 만큼 성격이 순수하고, 언젠가는 정말 외계인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결코 속을 수 없는 함정에 빠졌을지도 모릅니다. 이 프로그램에서 인연이 닿은 이경규는 결혼식 주례를 맡게 되었습니다. 그는 과학을 중심으로 170권의 책을 집필하여 과학의 대중화에 기여했습니다. 학계에서 그를 딴따라로 보는 시각도 있었기 때문에 그는 연구뿐만 아니라 저술활동에 더욱 전념했다고 합니다.
천문학자로서 우주과학에 기여한 조경철 박사의 생애를 통해 그가 천문학은 물론, 정치, 예술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는지를 알아보았습니다. 천문학의 대중화를 이끌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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